이야기舍廊/책과 문화 읽기

주머니 속 조약돌/틱낫한

취몽인 2020. 1. 7. 10:57

 


 

틱스님을 처음 만난 것은

십수년전 '화'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지금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때 나는 '버럭아저씨'였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부터 앞세웠고

그런 나 때문에 아내는 늘 힘들어 했었다.

 

그때 우연히 틱낫한이라는

이상한 베트남 스님 이름을 들었고

그가 '화'를 다스릴 솔루션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

결론은 실패였지만

몇 가지 이 후 내 삶에 유용한 방법을 얻었다.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엔 평화'

'숨을 내쉬면서, 얼굴엔 미소'

호흡 명상법이다.

 

자주 잊긴 하지만

화가 날 때, 불안할 때, 산만할 때, 잠이 오지 않을 때 등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나는 위의 말을 중얼거리며 느리게 숨을 쉬었다.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중요한 시험을 치르러 가는 딸들에게도 권유를 했다.

 

숨을 느리게, 깊게 들이 쉬며.. 마음엔.. 평...화...

숨을 느리게, 천천히 내 쉬며.. 얼굴엔.. 미..소...

열 번 정도 반복하면

호흡은 안정되고 입꼬리엔 미소가 남는다.

 

이 책이 '화'보다 먼저 나온 책인지 나중 나온 책인지는 모른다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틱스님의 대부분 책이 다 그렇다.

플럼빌리지를 천천히 걷고, 천천히 호흡하며

평화를 느끼는 그의 삶과 수행을 말하는 것이 내용이니

드는 예가 다를뿐 뜻이 다를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하리라.

 

그저

또 잠시 잊고 살았던

'마음엔 평화, 얼굴엔 미소'를 되찾았으니

조약돌 한 권의 값은 다 한 셈이다.


그리고 새로운 한 문장을 가슴에 새겨둔다.


"구름이 비가 되려할때

구름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늘에 머물던 구름이

비가 되어 땅으로 떠나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