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뜨기
아직 추운데
모두
꽃치레 하느라
힘겨운 발돋움 하는구나
어쩌다 나는
그 긴 시간
꽃 한송이 맺지 못하는
줄기가 되었는지
논둑에서
볼썽사나운 머리만 치켜들고
찬 바람에 씻는다
수억 년 버티느라 흔적만 남은 잎
마저 시들면
그때서야 풀이라도 되는 신세
반겨주는 이
초록에 목마른 누렁소뿐인데
그나마 고마워서
꾸역꾸역 피는
쇠뜨기라네
200412
쇠뜨기
아직 추운데
모두
꽃치레 하느라
힘겨운 발돋움 하는구나
어쩌다 나는
그 긴 시간
꽃 한송이 맺지 못하는
줄기가 되었는지
논둑에서
볼썽사나운 머리만 치켜들고
찬 바람에 씻는다
수억 년 버티느라 흔적만 남은 잎
마저 시들면
그때서야 풀이라도 되는 신세
반겨주는 이
초록에 목마른 누렁소뿐인데
그나마 고마워서
꾸역꾸역 피는
쇠뜨기라네
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