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통성명

취몽인 2020. 4. 24. 14:46




통성명

 

 

버스 정류장 옆

쏟아지는 비탈 아래

가는 나무 한그루 섰다

꽃 난리 식어가는

아름드리 벚나무 옆에서 연초름하다

동그란 잎 동그랗게 달고

연두색 바람 흔드는

낯 익은 나무

며칠 전 책에서 본 계수나문가?

기다리던 버스는 왔다가고

스마트폰을 뒤져보니

그 친구다

이사온 지 사 년만에

안면 트고 통성명까지 하다니

초록 동전들이 잔뜩 매달려

잘그락 소리 쏟을 것 같은

호암산 자락 계수나무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저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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