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성명
버스 정류장 옆
쏟아지는 비탈 아래
가는 나무 한그루 섰다
꽃 난리 식어가는
아름드리 벚나무 옆에서 연초름하다
동그란 잎 동그랗게 달고
연두색 바람 흔드는
낯 익은 나무
며칠 전 책에서 본 계수나문가?
기다리던 버스는 왔다가고
스마트폰을 뒤져보니
그 친구다
이사온 지 사 년만에
안면 트고 통성명까지 하다니
초록 동전들이 잔뜩 매달려
잘그락 소리 쏟을 것 같은
호암산 자락 계수나무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저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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