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구출

취몽인 2020. 5. 10. 21:41




구출 救出

 

 


낳아준 것들의

끼니가 되는 게 안타까워

따로 작은 유리잔에 키우는

구피 새끼들

물때 씻으려 그릇에 옮기다

한 마리 개수대로 빠졌다

구정물 좁은 틈 헤매는

손톱끝만한 사투死鬪

건질 재주가 없다

하수구로 흘러나가면 죽겠지

찻숟가락으로 요리조리

목숨을 건 숨바꼭질

어찌어찌

건진 것이 아니라

묻혀서 들어냈다

네 마리 있던 곳에 남아 있는 세 마리

안도하는 눈빛 속으로

일요일 오후

눈곱만한 다행이 헤엄친다

참았던 숨

그제서야 내쉬는 아내

실금처럼 웃는다

 

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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