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동시에 여러권의 책을 읽는 일은 이제 습관으로 돼버린 것같다. 많을 때는 하루에 열 권 정도의 책을 여기저기서 조금씩 읽기도 한다.
오늘은 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두 권 빌렸다. 한 권은 사무실 모니터 한쪽에 열어놓고 일하다 머리 아프면 몇 줄씩 읽을 요량으로 빌린 박완서의 에세이. 다른 한 권은 출퇴근길 차가 막히거나 신호에 걸렸을 때 거치대에 걸린 핸드폰으로 읽을 거리인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다.
두 권 다 2주 안에 반납을 해야하는데 짬짬히 읽을 수 밖에 없으므로 한 번은 연장을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제인구달의 책은 700쪽쯤 되니 다시 빌려야 할 지도 모른다.
두 권의 책을 훑어보다가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서 1931년생. 제인구달 1934년생. 두 사람 다 어린 시절 전쟁을 경험했고 각자의 분야에서 그 경험과 함께 성과를 이룬후 최근 10년 내 세상을 떠났다.
우리 엄마는 1933년생, 역시 전쟁을 경험했고 아직 살아계신다. 훌륭한 두 분은 편찬 완료된 역사로 남았고 평범한 엄마는 아직 기록중인 역사다.
우리 엄마가 이겼다. ^^
2020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