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그리고

취몽인 2020. 5. 17. 16:43

그리고


불현듯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아주 오래 전
그리고 다시 그리지 않은

 

모르는 포구와 기운 배 한 척
그리고
색칠은 하지 않았다
희미한 바다도 먼 섬 하나도

한 때
그리고 있으면
시간이 멈추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생각도

아직은 멈추지 않아
그리고 멈췄다
멀지 않아 멈추고 싶을 때
그리며 멈추면 될 일이다

그리고
반드시 색을 다 칠해야
그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좀 전에 난 멈췄었는 지도 모른다


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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