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어스름녘

취몽인 2020. 5. 21. 11:38
어스름녘


언제나처럼
서쪽 하늘 아래로
해 저무는데
그 벌건 아쉬움은
꼬박꼬박
뜨겁게 식어가는데
코발트빛 강을 바라보는 오늘은
유난히 나 같아라
종일
길길이 날뛰다가
종내 주저앉아
식어가는 등짝을 느끼는
한 저뭄 같아라
마지막 윤곽으로 빛나는 문을 밀고
먼 지평으로 떠나는
고단한 포기 같아라
밤은 더 짧아져 어스름만 늘어지나니
삶의 고비 넘어
어두워지는 시작 같아라
곧 깜깜해질
문 앞 같아라


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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