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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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인 2020. 5.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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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항에서 살던 구피 한 마리
가라앉아 죽고 있었다
지느러미는 벌써 헤어져 먼저 떠나고
물속에서 천천히 죽고 있었다
건져내도 움직이지 않는다
좁쌀같은 눈으로 어딘가를 쳐다볼뿐

곁에 놓인 화분 흙을 들쳐 묻었다
아직 살아있는데 묻어도 되나
마음이 물었다
물속에 살던 녀석 물속에서 천천히 죽는게 나을까
흙속에서 어서 죽는게 나을까
마음은 모르겠다 한다

둘째 발목 수술 하는 날이다
어쨌든 사람은
아프면 고쳐 쓰며 살아가는데
그게 좋은 것일까
구피처럼
할 수 없는 일이지 하며
떠나는게 좋은 일일까

마음이 화분 흙속에서 나오질 않는다


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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