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그때

그때, 89년 아르바트의 밤

취몽인 2020. 8. 1. 11:54
그때, 89년 아르바트의 밤


백야의 모스크바 밤 11시
박목수는
슬라브 미녀 소냐와 함께 카페를 떠났다

공식 환율은
1루불에 2달러
실상은 1달러에 10루불
적당 선에 수교 합의 보고 소냐의 아파트로

밤새 밝았던
그날 다음 날은
박목수 돌아가는 날

행복한 소냐는
언제 가느냐? 한번 더 볼 수 있느냐?
알아들을 수 없게 묻고
김목수는 대충

투머로우 에어포트 붕~
이라 말했다는데

미수교 적성국가 소련
그것도 모스크바에 한가운데에
서른네 살 박목수
국위의 대들보 하나 박아놓고 온 셈인데

소냐가 한참 울었다는데
정말인 지는 알 수가 없고

투마로우 에어포트에서
아에로플로트는
늠름한 박목수를 싣고 붕~


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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