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감자전

취몽인 2020. 8. 9. 18:17
감자전


무료한 휴일 오후 창밖에 비는 오고
상 차려 밥 먹기는 장마비에 민망해

감자전
두 장 부쳐서
곁사람과 막걸리

두어 순배 나누고서 정수리가 맴을 돌쯤
불쑥 나타난 삼십 년 전 섭섭했던 시어머니

강판에
감자 갈듯이
바득바득 지청구

시어미는 구순 눈앞 며느리는 예순 눈앞
앞서 가면 인사하고 돌아서면 제 차롄데

감자눈
그 골은 깊어
매운 맛이 안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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