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애완事物

애완사물, 걸상

취몽인 2020. 10. 1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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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 사물, 걸상



  여덟 살 아이가 서른 되도록 잘 앉혔던 당신도 이제 물러 앉았군요 그 아이는 제 집을 꾸려 떠났어요 그림책들은 오래 전에 버렸고 교과서들도 얼마 전에 버렸지요 엉덩이 가벼운 아이를 붙들어 앉히느라 당신 꽤나 고생하셨지요 귀퉁이 헤진 당신 얼굴 아이는 못보고 떠났지만 너무 아쉬워 마세요 당신과 아이가 오래 함께 앉았던 그 방은 열려 있어요 닫아두기 싫은 빈 방 당신이 좀 지켜주세요 열린 문에 낡은 턱을 궤고 당신 얼굴에 쌓인 그 아이 세월도 지켜주세요 그래도 이젠 더이상 당신 헤지진 않을거예요 가끔 그 아이 돌아오면 또 당신에게 온몸 맡기고 그럴겁니다 그러면 당신도 행복하실거예요 그게 당신 전부였으니까요 그렇죠?


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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