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영화읽기

미드웨이

취몽인 2020. 11. 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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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를 보고

욕망과 (허위)
영화를 보며 생각한 두 단어다.

태평양전쟁 미드웨이야 오래 전 버전으로 본 적이 있고 새롭게 스펙타클을 더해 볼만하다고 하지만 결국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아메리칸 드림, 팍스 아메리카나를 고양하는 웅변 밖에 메시지는 없다. 그래도 재미 있는 건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 쟝르의 미덕이다.

전쟁 영화는 참 오랜만에 봤다. 사실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 아무 생각없이 두 시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로맨틱 코미디나 무협, 갱스터, 에로 영화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데 왜 자주 안보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좀 민망하다. 깊이가 없어서, 너무 상업적이어서, 인생에 별 도움이 안돼서 같은 이유를 떠올려 본다. 돌려말할 것 없이 폼나지 않아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TV 드라마나 트로트경연 프로를 보지 않은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급 문화라는게 있을까? 대중 문화의 또 다른 이름을 그렇게 부르지 않나? 詩 좀 끄적 거리고 책 줄이나 읽는다고 먹물 냄새 나지 않는 컨텐츠를 무시하고 그 무시를 통해 스스로를 높이고자 하는 졸렬함이 이 따위 내 태도를 낳았을 것이다.

문화에도 천민자본주의는 존재한다. 머슴이 상전을 따라하려고 그저 눈을 치켜뜨는 짓. 내 하는 짓거리가 이에 다름 아니다.

詩는 이따위 껍데기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