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영화읽기

도쿄 오아시스

취몽인 2020. 11. 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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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김장을 위해
속으로 넣을 야채를 다듬고 무우를 씻고
김치통과 다라이, 소쿠리를 씻고
찹쌀풀도 쑤고..
늦은 점심으로
식빵조각에 커피 한 잔씩하며
수상한 영화를 본다.

굳이 찾아보는
고바야시 사토미가 나오는 영화.

캄캄한 밤에
모르는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아침이 밝아오는 해변에 닿을 때까지
혼자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다 잠든다.
깨우는 누군가는 어느 시절 알았던 이.
각자 혼자였는데
떠나고 보니 곁에 있었던, 아는 사람이 된 사람.
동물원에서
길을 잃은 적 있던 곳에서 만난 길 잃은 사람.
아무 위로도 되지 못하지만
곁에는 늘 누군가가 있고
그 의미 흐린 곁으로 인해 삶이 지탱되는
인생이라는
타인과의 걸음. 이라고 영화는 말하는 듯.
사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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