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에세이

소견머리

취몽인 2020. 11. 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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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견머리

저자는 내 고등학교 선배이다. 문예부 모임에서 한 두번 본 기억은 있지만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공직 생활을 마치고 수필을 꾸준히 쓰고 작은 책도 매년 한권씩 펴내고 있는 분이다.

책이 나올 때마다 우편으로 보내주시는데, 주소는 우리 집이지만 수신인은 또 다른 선배님이다. 반송도 어렵고 해서 그냥 두고 있는데 읽어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읽을 책이 밀려있는 탓이 크지만 그보다는 이 선배의 처신이 맘에 들지않은 탓이 더 크다.

선배는 고교 문예부 오비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본인 책이 나오면 그 모임 멤버 전체에게 책이 나왔음을 알리고, 어디 기사라도 나오면 그것도 알뜰히 링크해서 알려준다. 그게 맘에 들지 않는다. 공동체는 함께 만드는 것인데 이 분은 공동체를 이용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번 책은 읽는다. 그야말로 수필이다. 잔잔한 일상과 생각들. 글은 좋다. 그런데 그 생각과 글처럼 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 글을 깎아내린다.

내 좁은 소견 탓이기도 하겠지.


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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