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시편

첫 날 생각

취몽인 2021. 1. 2. 09:46

첫 날 생각

 

 

주여

오늘도 당신을 더듬고 있습니다

 

먼 사람들의

먼 기억에 기대

보이지 않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당신을

두려운 마음으로 찾습니다

 

오늘도 한 걸음

소멸해가고 있습니다

심판보다는

모르는 존재의 앞날을 두려워 합니다

당신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올 한 해는

무거운 걸음을 걷고 싶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

깊이 느끼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게으르고 영악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알을 닦느라*

멍청한 나를 속일 때가 많습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남은 시간

세상과 나와 당신을 속이고 사는 일을

멈출 수 있게 도와 주소서

그때가 오면

내가 당신을 더 잘 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내게 사랑을 가르쳐 주신

예수를 통해

그 길을 갈 수 있으리라 믿고

그의 이름에 기대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다희의 시 '승객'에서 인용

 

20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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