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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책상에 앉아 주식시세판과 채 몇 권을 꼬나보다 지쳤다. 베란다 책장 한켠에 먼지 뽀얗게 뒤집어 쓴 작은 책 한 권 집어와서 침대에 드러누워 읽는다.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 - 겨울 雪'이다.
겨울 풍경 사진이 절반, 시인의 짧은 글들이 절반이다. 생각 한 조각 읽고 시리고 환한 풍경 한 폭 보고 하다보니 삼십분만에 다 읽었다. 지끈하던 머리가 개운해졌다.
김용택이라는 시인. 섬진강변에 사는 키 작은 선생님. 방문을 열면 강이, 앞산이, 나무가, 아이들이, 어머니가 눈에 들어온다는. 그래서 좋다는 시인. 그렇게 좋은 것들을 글로 써서 나같은 여러사람을 느리게, 햇살 가득 담고 흐르는 강물에 띄어주는 시인. 참 고마운 분이란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강변에서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스스로 대단하다 여기지도 그럴 필요도 없다 하나 강물이 남도를 적시며 생명들을 다독이듯 조용하고 키 작은 이 한 사람의 공덕을 어찌 별 것 아니라 할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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