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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聽폭포
책책 쌓인 청량산 끼고
후포 가다
살얼음 낀 곁길로 스며든 오후
차마 얼지 못해
가는 숨 뱉으며 떨어지던 높이 있었다
한길이 지척인데
찢어진 가슴의 깊이로 패여
저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꽝꽝 얼어붙은 지난 날들은
떨어지는 지금에 칼날 같은 상처를 벼렸다
시퍼렇게 눈 떴으나
흐르지도 못하는 발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낙차로 깎아 깊어진 마애의 탑
젖은 추녀 사이로
빠끔한 하늘에서 깨진 바람들 몰려들었다
몸서리치며 흩어지는 비명들
찢어진 귀로 꽂히는 소리 소리 들렸다
자작자작 낙엽 위로
물새 한 마리 종종 내려 앉았다
움찔
절벽의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
망설이던 하늘 한 움큼 기어이 쏟아지면
하얗게 부숴지며
한 폭 더 물러서던 폭포
얼어붙은 허공을 두고
살얼음 딛고 돌아 나오는 등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들렸다
아무도 없었다
그저 귀 기울이고 있는 눈동자 하나
차가운 하늘에 걸려 있었다
물새 한 마리
문득 고개 돌릴 뿐
210207
觀聽폭포
책책 쌓인 청량산 끼고
후포 가다
살얼음 낀 곁길로 스며든 오후
차마 얼지 못해
가는 숨 뱉으며 떨어지던 높이 있었다
한길이 지척인데
찢어진 가슴의 깊이로 패여
저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꽝꽝 얼어붙은 지난 날들은
떨어지는 지금에 칼날 같은 상처를 벼렸다
시퍼렇게 눈 떴으나
흐르지도 못하는 발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낙차로 깎아 깊어진 마애의 탑
젖은 추녀 사이로
빠끔한 하늘에서 깨진 바람들 몰려들었다
몸서리치며 흩어지는 비명들
찢어진 귀로 꽂히는 소리 소리 들렸다
자작자작 낙엽 위로
물새 한 마리 종종 내려 앉았다
움찔
절벽의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
망설이던 하늘 한 움큼 기어이 쏟아지면
하얗게 부숴지며
한 폭 더 물러서던 폭포
얼어붙은 허공을 두고
살얼음 딛고 돌아 나오는 등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들렸다
아무도 없었다
그저 귀 기울이고 있는 눈동자 하나
차가운 하늘에 걸려 있었다
물새 한 마리
문득 고개 돌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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