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線의 목소리

취몽인 2021. 2.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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線의 목소리


눈 쌓인 산허리
지나가는 가늘고 검은 길을
모르스 부호 같은 전깃줄이
뚝뚝 따라간다

먼 모롱이는
뭔가 할 말을 참는 듯
다 지워진 입 닦으며 사라지고
토끼똥 같은 새 한 마리
떨어지다 지워지고

허공에 뜬 하얀 집 하나
살짝 멍든 눈 껌뻑이며 바라보나니
그나마 곧 없어지리라

천지에 한 점
내 선 자리 위로
파르르 떨어지는 목소리

지금
지금 그으라
태초란 그런 것이니

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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