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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 健忘
몇해 전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었다
지난 해
헌책방에서 사서 또 한번 읽었다
오늘
다른 책을 찾다
책장 한 귀퉁이에서
언제 샀는 지 모르는 이 책을 발견했다
그저
편한 시인이 고른
좋은 시들이 담긴 책인데
사서 읽었음 기억이 나야 했는데
빌려서 읽을 때도
새로 사서 읽을 때도
첫 기억은 까마득 했을까
결국 그간
꾸역꾸역 읽은 책들이란 것도
이런 형편 아닐까
알 수 없는
어느 구석에 쳐박혀
굳은 각질처럼 두텁게 잊혀지거나
어느 때 잠깐 스쳤던 사람에 대한 기억처럼
풀풀 날아가버리는 그런 것
그러면 또 어떤가
딴 짓 하며 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잠깐 웃다가
하던 짓 계속한다 하더라도
웃은 건 좋은 것
그러면 된 것 아닌가
기왕에 다시 나타났으니
또 읽자 까짓것
210227
겹 健忘
몇해 전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었다
지난 해
헌책방에서 사서 또 한번 읽었다
오늘
다른 책을 찾다
책장 한 귀퉁이에서
언제 샀는 지 모르는 이 책을 발견했다
그저
편한 시인이 고른
좋은 시들이 담긴 책인데
사서 읽었음 기억이 나야 했는데
빌려서 읽을 때도
새로 사서 읽을 때도
첫 기억은 까마득 했을까
결국 그간
꾸역꾸역 읽은 책들이란 것도
이런 형편 아닐까
알 수 없는
어느 구석에 쳐박혀
굳은 각질처럼 두텁게 잊혀지거나
어느 때 잠깐 스쳤던 사람에 대한 기억처럼
풀풀 날아가버리는 그런 것
그러면 또 어떤가
딴 짓 하며 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잠깐 웃다가
하던 짓 계속한다 하더라도
웃은 건 좋은 것
그러면 된 것 아닌가
기왕에 다시 나타났으니
또 읽자 까짓것
2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