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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2
소나기 지나고 바람 잦은 날
한껏 늘어진 버드나무가 곤한 못물에 재우면
바늘끝 같은 점으로 면을 찍은
직선이 착착 이동한다
회전은 없다
후진도 없다
앞으로이 가나 좌향좌 우향우 뿐인
교련시간 같은 제식의 오후
하늘을 그으며 먼 산 그늘 뿌리 자르며
수직 바늘 끝의 소리 없는 종횡무진
금간 면경 위로
지난 자리 재바르게 따르는 그림자와
뒤로 번지는 물결의 살짝 웃는 입꼬리 외에는 없고
팽팽한 비닐 가르듯 쭉 뻗는 칼질로
한 나절 수면을 모두 베고나면
소리도 없이 서쪽 핏빛 속으로 사라지는
참 가느다란 오후
육각형 소실점
210109
소금쟁이 2
소나기 지나고 바람 잦은 날
한껏 늘어진 버드나무가 곤한 못물에 재우면
바늘끝 같은 점으로 면을 찍은
직선이 착착 이동한다
회전은 없다
후진도 없다
앞으로이 가나 좌향좌 우향우 뿐인
교련시간 같은 제식의 오후
하늘을 그으며 먼 산 그늘 뿌리 자르며
수직 바늘 끝의 소리 없는 종횡무진
금간 면경 위로
지난 자리 재바르게 따르는 그림자와
뒤로 번지는 물결의 살짝 웃는 입꼬리 외에는 없고
팽팽한 비닐 가르듯 쭉 뻗는 칼질로
한 나절 수면을 모두 베고나면
소리도 없이 서쪽 핏빛 속으로 사라지는
참 가느다란 오후
육각형 소실점
2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