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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詩한편
저녁노을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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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에 가면 산골째기는
나보고 푸른 안개가 되야
자최도 없이 스며들어 오라 하고
강가에 가면 흐르는 물은
나보고 왼통 눈물이 되어
살구꽃 잎같이 떨어져 오라 한다
그러나 나는 맨발을 벗고
먼저 이 봄의 풀을 밟겠다
그리고 그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접동새 우는 나룻목에서
호올로 타는 저녁 노을처럼
그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서정주. 현대시집3.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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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한 금요일 아침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이해하느라 기진한 탓인가?
남현동 예술인마을 시장통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미당이 딴 데로 간지도 한참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그의 詩는 이렇게 남아 턱없이 어렸던 술친구를 위로한다.
마음은 자꾸 가지말아야할 곳을 향한다.
어쩌다 따라가면 돌아나올 때마다
그림자는 폐허에 걸쳐있었다.
미당은 이제 가지 않겠다 한다.
맨발로 내 앞의 풀을 밟겠다 한다.
그 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한다.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도입부가 비장하게 울린다.
환기를 위해 열어두었던 남창을 닫고
온통 사각의 내 풀밭을 맨발로 밟는다.
딱 10 년, 발목에 풀물이 배이고 나면
그때, 딴 데로 갈 것이다.
마음이여.
#굿모닝詩한편
저녁노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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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에 가면 산골째기는
나보고 푸른 안개가 되야
자최도 없이 스며들어 오라 하고
강가에 가면 흐르는 물은
나보고 왼통 눈물이 되어
살구꽃 잎같이 떨어져 오라 한다
그러나 나는 맨발을 벗고
먼저 이 봄의 풀을 밟겠다
그리고 그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접동새 우는 나룻목에서
호올로 타는 저녁 노을처럼
그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서정주. 현대시집3.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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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한 금요일 아침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이해하느라 기진한 탓인가?
남현동 예술인마을 시장통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미당이 딴 데로 간지도 한참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그의 詩는 이렇게 남아 턱없이 어렸던 술친구를 위로한다.
마음은 자꾸 가지말아야할 곳을 향한다.
어쩌다 따라가면 돌아나올 때마다
그림자는 폐허에 걸쳐있었다.
미당은 이제 가지 않겠다 한다.
맨발로 내 앞의 풀을 밟겠다 한다.
그 다음엔 딴 데로 가겠다 한다.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도입부가 비장하게 울린다.
환기를 위해 열어두었던 남창을 닫고
온통 사각의 내 풀밭을 맨발로 밟는다.
딱 10 년, 발목에 풀물이 배이고 나면
그때, 딴 데로 갈 것이다.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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