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매너리즘

취몽인 2021. 11. 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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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리즘


장률이라는 영화감독의
후쿠오카를 보고
그의 또 다른 영화 경주를 본다
후쿠오카는
몇 겹 인연이 묘연한 무의미로 나타나고
사진을 찍는 나를 찍는
경주는 한 겹 벽지 속 리비도
며칠째 읽고 있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지금 매너리즘
내가 잃은 길의 시작을 본다
길은 잠시 다시 나타났다가
영원히 사라진다 하고
나는 그 길 속에 있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사라지는 것이 길이라면
그 속의 나를 잃는 건 당연한 일
잃은 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그저 조각난 사금파리로 알 수 없는 걸 비출뿐
부숴진 주장을 이해하지말자
공간과 삶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경주는
아직은 느린 신파
중앙시장 안쪽의 운동구점 생각이 났지만
그것보다는
어제 어느 선배가 남긴
감은사지 석탑의 실루엣으로 지우는
허술한 논리
나는 이제 겨우 시작된 매너리즘

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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