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2습작

쪼그려 쏴

취몽인 2022. 2.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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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려 쏴


상경길 고속도로 휴게소
아래로 솟구친 간밤 과음 달래려
엉거주춤 화장실로
좌식 칸은 먼저 싸는 이들로 빨갛고
한 칸 남은 쪼그려 쏴에
서둘러 쪼그린다
아직도 쪼그려 쏴가 있나 공중화장실에?
시절 모르는 마음과
우드득 거리는 무릎 도가니를 주저 앉히자
하아 쏴아
통영 다찌집 흔적들 앞뒤로 몰려나온다
동그란 방패 넘어 장쾌하게 날아가는 오줌발
난감하게 낭자한 눈앞
앞 뒤를 서둘러 수습하고 일어서다
생각한다
자슥, 아직 쓸만하네
쓸 데도 없는 주제에

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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