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2습작

개장2

취몽인 2022. 2.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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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2


잠깐 다녀올게요
창문 조금 열어둘테니
앉아계세요
우리 둘이 이렇게 하는 봄나들이 오랜만이죠?
처음인가요?
잠깐만 계시면 되요
전부터 한번 들리기로 한 곳이거든요
아버지 생각 한번 해보세요
사십 년만이잖아요
그저 그렇다구요?
막상 보면 다를거에요
뒷자리에 그렇게 앉는 것도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네요
아쉬우세요?
전 아쉬워요
그래도 참을게요
훨훨 멀리 날아가세요
손 잡기 민망하면 그림자 따라 가세요
사십년만에 바깥에 나오신 분은
아마 급하실 지도 몰라요
이번에 놓치면 아주 이별이지요
미워도 그러지 마세요
이젠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뒷자리 항아리 속 답답하진 않으세요
어머니

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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