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장 33
아내가 내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드디어 썩기 시작!
먼저 입이 썩고
다음엔 항문이 썩으리라.
마음을 마알갛게 말리는
저 창밖의 차분한 초겨울 햇빛.
입도 항문도 뭉개진
어느 봄날,
돈암동 골짜기 정현기네 집
입과 항문 사이를 온통 황홀케 하는 술
계속 익을까?
-황동규<몰운대行>문지. 1991
-------------------------------------
그새 나이가 좀 더 먹긴 했나 보다.
근 십 년 맛있게 먹었던 황동규가 좀 싱거워졌다.
입이 썩은 것일까?
황동규의 시는 정답이라고 발문을 쓴 이가 말했다.
그래서 싱거워진 것인가?
항문이 썩은 것일까?
518이다. 울화로 썩은 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20518
'이야기舍廊 > 詩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학자의 아침 /김소연 (0) | 2022.05.30 |
---|---|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 / 황규관 (0) | 2022.05.27 |
게 눈 속의 연꽃 /황지우 (0) | 2022.05.17 |
길이 보이면 떠나는 것을 생각한다 (0) | 2022.05.10 |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 (0) | 2022.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