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몰운대행/황동규

취몽인 2022. 5. 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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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 33


아내가 내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드디어 썩기 시작!
먼저 입이 썩고
다음엔 항문이 썩으리라.

마음을 마알갛게 말리는
저 창밖의 차분한 초겨울 햇빛.

입도 항문도 뭉개진
어느 봄날,
돈암동 골짜기 정현기네 집
입과 항문 사이를 온통 황홀케 하는 술
계속 익을까?

-황동규<몰운대行>문지.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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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나이가 좀 더 먹긴 했나 보다.
근 십 년 맛있게 먹었던 황동규가 좀 싱거워졌다.

입이 썩은 것일까?

황동규의 시는 정답이라고 발문을 쓴 이가 말했다.
그래서 싱거워진 것인가?

항문이 썩은 것일까?

518이다. 울화로 썩은 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