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2 발표 詩

사각사각

취몽인 2022. 5. 30. 17:25

 

사각사각


사각사각
눈을 뜨며
사각형 침대에서 나를 꺼낸다
사각형 갑에서 담배를 꺼내 피고
사각형 테블릿에서 음악을 흘린다
사각형 노트북에선 사각형 성경이 나오고
사각형 책상에 앉아
사각형 시집을 펼친다
사각형을 마저 채우지 못해 詩인 詩들
사각형 문을 지나
사각형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고
다시 사각형 책상 앞에
사각형 벽에 붙은 사각형 계획들
사각형 시간에 따라
사각형으로 실천한다
사각형의 하루가 직각으로 꺾이며 조금씩 완성된다
사각형 현관을 나서
사각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각형 아파트를 나설 것이다
사각형 식탁에 앉아
사각형으로 한 잔 하기 위해
사각형으로 친구들은 모일 것이고
사각형 태양이 서쪽 아래로 저물 때
사각형을 구기며 우리는 일찍 취할 터
사각형이 쓰러지지 않도록
사각의 어깨를 서둘러 밀어 넣는다
사각형의 늦은 밤에
사각형 집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사각형 모서리를 닦고
사각형 침대에 누워
사각으로 접혀 잠들 것이다
눈을 감으며
사각사각

 

 

- 모던포엠 202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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