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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한국 소설가와 6명의 아시아권 작가들이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 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
이 책의 독자는 과연 누구일까? 좀 더 엄밀히 따져 이 책의 마케팅 타깃은 누구일까? 아마 글 쓰기를 하고 있거나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사실은 시나 문학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가 달을 둘러싼 달무리 정도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당장 나만 해도 자선 바자회 헌책 판매코너에서 이 책을 굳이 고른 이유가 내 글을 쓰는 데 무슨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 였으니.
시집은 이제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또는 시인을 동경하는 얼치기 딜레땅뜨들이 없으면 아무에게도 팔리지 않는다. 이 좁은 땅에 자신을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사람 8만명이 잘 나가는 소수의 시인을 잘 나가게 떠받쳐 주는 슬픈 토대이다.
시를, 글을 쓰는 일을 동경하고 애 쓰는 사람이 많은 건 분명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문학의 독자가 약간의 깊이만 다른 문학가들만이라면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문학가만을 위한 문학이란 얼마나 우스운가?
책 한 권을 읽으며 비루함을 느끼는 이 경험이 현대 문학의 어떤 헐벗음 탓으로 여겨지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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