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에세이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취몽인 2022. 6. 22. 10:20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빈집 바람벽에 빈

가방 하나 시꺼멓게 걸렸다.

한쪽 손잡이 끈만 저물녘

대못질의 벼랑끝에 매달렸다. 잔뜩 벌어진 지퍼.

고성방가다.

 

위의 시는 문인수 시인의 적막소리라는 시집에 실린 ‘가방’이란 시의 일부다. 지퍼가 열린 채 벽에 걸린 낡은 가방을 보면서 시인은 고성방가의 소리를 듣는다. 이 고성방가는 물론 귀로 듣는 실제 소리가 아니다. 그저 시인의 마음 속에만 들리는 아우성이다.

 

우리는 소리를 귀로 듣는다. 그러나 간혹 시인들이나 종교에 심취한 성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내용을 뉴스를 통해 접할 때도 있다. 특별한 체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렇다고 카톨릭 교회의 최고 어른이 우리에게 없는 이야기를 할 이유는 없을 테니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계가 있는 지도 모른다.

 

앞서 본 문인수 시인처럼 다양한 분야의 여러 예술가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고 한다. 김혜순 시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시인은 귀로 시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말이 그친 곳에서 씁니다. 왜냐하면 시인은 말할 줄 모르는 두 귀로 말 아닌 말을 씁니다. 귀가 하는 말, 그것이 시입니다. 시는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어서 신음, 한숨, 비명과 비슷합니다. 이명과도 비슷합니다. 김수영의 시론으로 하면 기침, 가래, 침과 비슷합니다. 시인은 귀로 들어온 것을 구축해서 귀로 씁니다. 육안으론 보이지도 않는 이미지를 실제의 내 귀로는 들을 수도 없는 ‘귀말’로 씁니다. 지금 여기에서 지금 여기의 사후를 씁니다.’ 귀로 들을 수 없는 이미지를 듣고 시를 쓴다는 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또한 우리가 가지지 못한 시인의 감각일 것이다. 흔히 시인들은 어떤 사물을 오래 바라보고 그 사물이 자신에게 건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고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넘어 그 사물의, 그것은 한 송이 꽃일 수도 있고 낡은 의자일 수도 있다, 존재를 바라보고 그 존재의 목소리를 시로 옮긴다는 일. 그것이 김헤순 시인이 말하는 ‘귀말’인지 모른다. 이때 시인이 듣는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소리일 것이다.

 

선승들은 참선에 들 때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내면에서 마음이 쏟아내는 소리를 조용히 바라보면 어느새 그 소리들이 사라지고 깨달음의 경지로 다가가는 시간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보통 사람들인 우리에겐 어려운 이야기다. 그렇지만 기독교의 묵상이나 불교의 참선 방법을 가르치는 책에 따르면 공통적으로 침묵하고 내면에 집중하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자세는 관계없다. 앉건 눕건 걷건 내면에 집중해보면 우리 마음 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솟아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샘솟듯 솟아나는 생각들, 그것은 걱정일 때도 있고 먼 기억일 때도 있으며 욕망일 때도 있다. 키우는 강아지가 갑자기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불쑥 들기도 한다. 그렇게 솟아오르는 생각들을 집중해서 느끼고 있으면 그 생각들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며 그 생각들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내가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 자각에 이르면 신기하게도 끊임없이 솟던 생각들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잠깐이다. 금방 잡생각은 또 솟아오른다. 집중하면 다시 사라지는 그 생각들을 마음의 소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쯤에 이르면 소리는 귀로만 듣는다는 명제는 한계에 이른다. 소리는 진동과 파장으로 우리 귀에 전달된다는 과학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직 그것 만이 소리라고 주장을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이름 없는 풀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 풀꽃이 하는 들려주는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일은 먼 미국땅 매사추세츠 프로빈스타운에 살았던 시인 메리올리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귀는 고스란히 그 소리를 다 듣고 있다. 하지만 귀가 듣기만 하고 전해주지 않는 이야기들은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귀는 정보를 전달해주고 마음은 행복을 전달해주는 듣기의 기관이다.

 

지금 잠시 눈과 귀를 닫고 내 앞의 키보드라도 집중해서 오래 바라보라. 그 검고 수많은 자판들이 조용히 당신에게 들려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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