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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보청기, 보청기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

취몽인 2022. 11. 19. 09:29

보청기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

주말 아침입니다. 수능이 끝난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늦잠을 잘 것 같네요. 저희 집은 오늘 김장을 합니다. 어제 밤 늦게까지 아내와 함께 이런저런 준비를 해 두고 일단 저는 아침에 정상 출근을 했습니다. 특별히 방문 예약이 된 고객은 없지만 주중에 출근해서 부모님과 함께 오시지 못하는 분들이 주말에 찾는 경우가 있어 사무실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래도 무거운 것들을 들어야 하는 김장일이라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해서 아내를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포스팅에서 요즘 보청기 판매가 부진하다는 글을 올렸더니 아내가 읽고서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 개인적인 글을 보고 고객들이 굿모닝보청기만안센터가 장사가 잘 안되는구나. 그 센터 원장이 전문성이 떨어지나보다. 하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청기센터를 운영하면서 거의 매일 한 개 정도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난청이 있는 분들이나 그 가족분들이 보청기 구입이나 사용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참고하실 만한 글들을 제공하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난청이나 이명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이나 보청기를 구입할 때 고려할 사항, 그리고 보청기 사용에 관한 정보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는데 가능하면 저희 센터를 방문하신 고객들의 사례에 빗대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난청이나 보청기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만 글이나 정보는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블로그에 200개 정도의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기본적인 보청기에 관한 정보는 아마도 충분히 썼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난청의 양상이 너무나 다양하고 난청을 겪는 분들의 형편도 각자 다르게 때문에 아직도 다하지 못한 말은 많을 것입니다. 계속 공부하고 임상경험을 쌓아가며 꾸준히 글을 올리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 글들을 묶어 책으로 펴낼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난청이나 보청기에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보청기센터를 운영하는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의 일상적인 소회 같은 것들도 에세이 형식으로 중간중간에 넣어서 책을 구성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문적으로 쓰여진 난청이나 보청기 전문서적은 지금도 많으니까요. 그 밖에 우리 인체가 가진 다섯가지 감각 중 하나인 청각과 세상의 수많은 소리에 대해서, 그리고 듣기나 침묵에 대한 글들도 조금씩 써서 담으려고 합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이맘 때 쯤이면 책을 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청기센터를 운영하는 일은 제 마지막 직업입니다. 힘 닿는 데까지 이 일을 하다가 은퇴할 생각입니다, 그 마지막 사회생활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책 한권이 제게도, 그리고 혹시라도 그 책을 읽는 분들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고객들이 더 많이 찾아오고 보청기도 많이 팔아 돈을 더 벌 수 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것보다는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돈벌이에 애써왔던 지난 40년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더 많은 난청인들에게 소리를 되찾아주는 일일 수도 있겠고, 어려운 분들을 돕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굳이 하나를 더 붙인다면 소리와 귀, 듣기와 보청기에 관한 재미있는 책 한권을 남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조금은 안심을 하는 눈치이더군요. ^^ 그나저나 오후에 김장김치를 버무리고 돼지고기 수육과 굴보쌈에 막걸리 한 잔 할 생각을 하니 얼른 집에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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