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40

앵두나무

앞뜰 앵두나무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어린 목련이 또각또각 꽃 지우는데 목 떨궈 외면할뿐 여린 손목 담쟁이 어깨를 간질여도 마른 팔로 대꾸가 없다 지난 이 맘 때 무성히 쏟던 붉은 별자리는 어디에도 없고 비껴 든 비비추 깍지 낀 틈으로 기어 오르던 거친 흙의 슬픔은 깊다 가지마다 고개 돌리고 오랜 바람 마저 긋는 침묵으로 너는 어디로 가는지 쏟아진 별빛들 터져 아우성으로 솟는 발치 연푸른 촉소리 들리지도 않는지 *2007년 6월 26일 초고 / 2011년 9월 20일 수정

詩舍廊/GEO 201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