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능내

취몽인 2007. 7. 16. 12:14

  

 

 

 

 

능내

 

  

 

비오는 창밖으로 넓은 강이 흐른다


팔당 지나서 능내라는 곳
늘 희푸른 강물이 흐름을 멈추고
편안히 누워 있는 곳 

스르르 비가 내리면
강물은 가쁜 물안개로 하늘과 하나가 되고
발끝도 지워버리고 강건너도 지워버리고

바라보는 사람의 생각도 지워버리고
블라인드 쳐진 유리창 너머
커다란 성냥갑 같은 술집도 지워버리는 곳

그곳에다

넓고 느려 흐린 하늘을 닮은
사랑하는 사람들

슬픈 너그러움을 흘려보낸다

 

 

 

* 2001.6.29  초고 / 2011. 11. 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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