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86.5.8
만성 비염으로
내 콧구멍은 언제나
체증을 겪고 있다
소년 시절 쉽사리 터져 나오지 않던
휘파람
휘휘 소리는
지금 들여다 보지 못하는
내 콧속의 미로와 같다
방황의
끝마다 날
채어가던
아버지
부재의
그리움으로 솟는
그 시절 속 터지게 미웁던
아버지
당신은
뻥뚫린 허공을
갈구하던
나의 막
여름과 겨울에 양단된
봄
도무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란 단어들은
아지랭이를 뿜을 수 없으리란
막연한 생각
그 숱한 답답함
위로
내 콧구멍은
연신 킁킁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