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9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더위가 한풀 꺽였다. 살것같다.
늦은 출근 길에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가 왔었다.
국민은행에서 알지도 못하는 미결제액이 이백만원 있으니 갚으라는 전화라고 했다.
어머니는 국민은행에 계좌도 없으신 분이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부랴부랴 은행에 확인을 해보니 요즘 성행한다는 보이스피싱 사기 전화였다.
우리 집에도 이런 일이 있을까 했더니 정말 생겼다.
확률이 만드는 경우의 수가 의외로 가까이 있는 셈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할 세상이다.
사회적으로도 공공연한 범죄 행위이건만 이렇게 보통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정도면 시스템을 갖춘 범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범죄를 직업으로 선택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다. 걸리지만 않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어 내 돈을 버는 것 쯤은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
밖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인식이 그들에게 있을까? 그들에게 양심의 가책이나 도덕에 대한 부담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그 정도의 부담쯤은 감수할 만한 절박함이 있는 것일까?
그밖에도 이런 류의 신종 사기 기법은 발전한 IT에 기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의 진보가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지만 더불어 범죄의 토양도 새롭게 제공하는 현실,
빠른 시스템의 진보 속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허점들, 그 허점을 파고드는 니치의 범죄 테크닉..
범죄가 공공연하지만 발본색원 해낼 능력이 없는 사회,
사회적 합의의 시스템은 이런 순발력 있는 아이디어를 이기지 못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발상이 우리 같은 주변인들이 세상 속에서 살아나갈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스템의 진보와 사회의 발전 속에서 비어 있는 공간, 그 곳에 자본과 인적 자산이 부족한 아웃
사이더들이 살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을 찾는 것,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 되리라. 근데 그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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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가 감평 공부를 시작한다. 학원비며 독서실비가 만만찮다. 기쁘게 투자하자.
덩달아 나도 덮어 두었던 공인중개사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단기간에 준비하느라 실패했던 민법책을 어젯 밤에 다시 펴들었다.
내년 하반기 시험이니 이 참에 민법을 차근차근 공부해 볼 요량이다.
" 적용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추상적 용어와 개념으로 작성된 민밥은 그래서 다양한 해석과 적용이
가능해 일반인의 법 이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서울 법대 저자의 말이 새삼 이해가 간다.
그래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이다.
하릴없이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그렇다고 쓸데없이 쏘다닐 수도 없고..
술 마실 일은 줄이기로 마음 먹었고.. 많은 시간을 어떻게 미래를 위해 쓸 것인가? 요 며칠의 고민이다.
일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순서와 명단이 잘 엮이지 않는다.
금년도 CEO들이 뽑은 한자성어가 脣亡齒寒이라 했던가.
사람관리에 서툰 건 내 게으름 탓일까 아니면 내 교만과 자존심 탓일까?
어�던 오전엔 여기저기 전화나 넣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