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폭력이 정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
어제 하루 동안 핸드폰으로 걸려오거나 도착한 메시지를 살펴보면 나와 관련있는 통화가 겨우 서너통
정도 였던것 같은데 일방적으로 걸려온 스팸 전화나 메시지는 어림잡아도 열통이 넘는 것 같다.
벨 한번 울리고 부재중 전화로 남는, 그래서 걸어보면 대부분은 대부업체로 연결되는 010 번호들..
(요즘은 011도 꽤 오드만..) 무슨 무슨 카드사에서 걸려오는 보험가입 권유 전화들..
통신사에서 걸려오는 고객만족도 설문 조사 전화며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대리운전 문자들...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서 일방적으로 쏟아져드는 일방적인 언어들이 은근한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내 핸드폰 번호를 알았느냐고 따지는 것도 이제는 의미가 없을 만큼 사회적으로 일반화된 대놓고 행사하는 폭력이 돼버렸다.
그뿐이 아니다. 하루에 수십통씩 날아오는 스팸 이메일이며 집으로까지 걸려오는 얼굴없는 목소리들..
듣고 싶지 않고 읽고 싶지 않은 컨텐츠들에 대한 선택권이 박탈되버린 사회가 되었다.
한때 신문을 집어들면 신문 분량 만큼 쏟아지던 광고전단들, 이제 그정도는 애교가 되버렸다.
이 정도면 보다 강력한 사회적 제제장치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신고에 의존해서 처벌을 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발신자들의 앞선 테크닉을 도무지 따라가지 못한다.
정보통신의 발달이 사회적 시스템에 앞서 사회적 시스템의 파괴에 기여하고 있는 꼴이다.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이런 대책없는 일방통행의 커뮤니케이션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ATL(Above the line) 광고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다양한 BTL(Below the line) Tool들이 개발되어 댜양항 루트로 각자의 의도된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침투시키고 있고 또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하기도 하지만 그또한 이런 식으로
수신자인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면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할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통신사들의 스팸 차단 프로그램의 강화와 조직적인 스팸 발생자들을 처벌할 현실적 장치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정부 당국의 방기아래 개인 정보가 온통 노출되어있고 또 그 결과로 내 돈주고
구입하고 내 돈으로 통신료를 지불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통신 수단이 상업스팸의 유용한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면 그것은 정부의 총체적인 과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밤길을 가다 조폭에게 두들겨 맞는 따위의 일은 그야 말로 돌발 사건으로서의 폭력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무시로 일방적인 메시지 듣기를 강요당하는 작금의 상황은 보편화 되고
참으로 대책없는 폭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일상화된 폭력에서 해방을 요구할 권리가 분명히 국민에겐 있다.
이제 그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舍廊 > 하루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기 (0) | 2007.10.13 |
---|---|
남편의 명절 증후군 (0) | 2007.09.27 |
성묘 (0) | 2007.09.11 |
9월 (0) | 2007.09.03 |
친구와 동생의 경계 (0) | 2007.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