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앞에 앉아 서둘러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가루분을 덧발랐지만 접시 위에서 말라가는
사과 한 조각과 백색의 식탁보 위에 튄 얼룩들, 그것들이 환기시킨 마흔다섯이란 나이를
머릿속에서 밀어내지는 못했다.
마흔다섯이라는 나이는 그런 나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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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칼날은 단지 남자의 손을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다. 여자가 자신을 향해 겨누었던
칼날을 남자에게로 돌린 순간, 여자는 가정과 남편을 잃었다. 전부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그 칼날에 베어졌다. 그러나 남자는 마디가 굵은, 오른쪽 검지에서 손바닥으로 세로로 길게
칼에 베인 자국이 남아 있는 손을 갖게 되었을 뿐이다. 그뿐이었다.
이명랑의 단편 <2012년, 은하 스위트>中에서...
서른다섯 먹은 여자가 쓴 이혼한 마흔다섯 먹은 여자 이야기.... 픽션의 힘이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가.. 다소 엷다.. 10년의 공력 차이는 제법 큰가 보다.
그래도 글을 끌어가는 재주는 신통방통하다. 한 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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