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2007. 11. 23
첫눈이 보내 온 기별에
겨울을 마중하러
서쪽 바다로 갔습니다.
우리 나선 소식에
겨울은 비를 보내고
서쪽 하늘속 웅크리고 기다리더군요.
서해를 황해라고 했던가요.
변절한 섬 을왕리엔
바다가 누렇게 끓고 있었습니다.
고삐 잡힌 놀란 소처럼
일렁일렁 날뛰는 바다는
우리를 향해 안타까운 손짓을 보내고
미련같은 가을 둔덕에 부딪쳐
부숴지고 부숴지는 겨울은
가쁜 숨을 하늘로 쏟더군요.
비가 눈으로 바뀌면
바다는 그예 겨울 배웅을 마치련만
끝내 비는 초조한 바다 얼굴을 밀어내고
몸 가벼운 바람만
터져버린 파도 눈물을 싣고
방파제 "출입금지" 글씨 지우고 돌아 갔습니다.
** 방파제 "출입금지" 표지판에 글씨가 지워져
" ㅇ ㅁ ㅈ " 자음 세개만 남아 있었습니다.
재미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