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바보같은 눈

취몽인 2008. 2. 25. 16:47

 

바보같은 눈

 

2008. 2. 25

 

월급날 오후에 눈이 내린다

 

노란색 타이로 묶어

떠나 보낸 겨울이

가난처럼 창가에 매달려 어색하게

부스러기 눈을 뿌린다

 

처녀들의 졸업식날

미련 많은 캠퍼스에도 눈이 내린다

 

성마른 대통령의 선서와

의미 없이 정렬된 박수처럼

생경스런 하늘, 풍경을 부시는

맥없는 눈을 뿌린다

 

제대로 된 작별이란 무엇인가

 

이 눈 그치고

젖은 거리 다시 마르면

겨울은 완벽하게 떠나고

미숙한 봄이 분명 올것인가

 

되돌아 보지 말고 그냥 떠났음 좋았을

겨울이 창가에 초라하다

 

'詩舍廊 > ~2021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분  (0) 2008.04.09
베르나르 뷔페  (0) 2008.04.08
당구  (0) 2008.02.11
無詩  (0) 2008.02.01
마 차푸차레  (0) 2008.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