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7
어릴적 교회 친구 경은이가 2년 계획으로 하얼빈으로 간다 한다.
늦둥이 딸과 함께 내일 떠난다고 뒤늦은 연락이 와서 광화문에서 얼굴을 봤다.
늦게 간 탓에 왜 가는 지는 결국 묻지 못했다. 여전히 나는 소심하다.
경은이, 인상이, 영심이, 신자 늘 모이는 네명. 사내는 나 하나.
정대가 있었으면 둘이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든 차에 마침 2월에 미국을 다녀온 인상이가
정대와 함께 한 사진을 가져와 아쉬움을 달랠 순 있었다.
초등학교 무렵에 처음 교회에서 만난 사이니 40년 가까이... 참 긴 인연이다.
50 다 되어 가는 내게 일가 피붙이 말고 누가 "재덕아"라고 이름을 부를 수 있을까?
그 만큼 소중한 인연이기도 하다.
이젠 다들 눈가에 주름도 제법 자글하고.. 나누는 이야기도 제각각 선 자리에서 서로 다르다.
그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런 모습이 친구이지 싶다.
앞으로 5년 또는 10년이 지난 후 우리가 계속 만난다면
그 만남 자체가 우리 인생의 앨범이 될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나면 지나온 삶의 단편이 고스란히 우르르 일어나는 슬라이드쇼 같은.....
경률이, 완호의 얼굴도 새삼 떠오른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라는 단어가 더 각별해지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우리를 만들고 있지만 묵은 우리의 가치는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것.
건강하게, 적당히 성공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우리의 작은 역사를 이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경은아, 몸조심하고 잘 다녀 와서 나중에 왕 수다로 얘기 좀 들려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