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아슬아슬한 사육

취몽인 2008. 3. 10. 19:04

2008. 3. 10

 

아무 것도 매듭지어진 것 없이 또 하루가 저문다.

詩가 막혀버린 블로그는 오히려 혼자 수다 떨기에 적당한 공간이 되어 좋다.

 

노안이 찾아 오면서 시원찮아 진 시력 말고도 눈에 몇가지 증상이 더 생겼다.

쉬 눈이 피로해지고.. 대책없이 눈물이 흐르는 일도 많아졌다.

원래 잘 우는 인간이긴 하지만 가만 누워 책을 읽다 새듯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일은 참 난처하다.

 

몇가지 문제가 곧 터질듯 부풀어 있다. 그냥 두면 터진다. 그런데 그냥 두고 있다.

세상살이 흥정이란게 이렇듯 이기적이다.

터지지 않으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의 능력을 모른다.

그래서 터지도록 내버려 둬야 하는 꼬락서니.

상대의 안목이 문제라고 치부를 해도 나의 이기심이 면죄를 받을리 만무하다.

그런데 그냥 둔다. 이러한 방치는 훗날 내게 날선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래도 그냥 둔다.

 

오늘도 이승엽은 홈런을 치고 큰딸 하늬는 공부를 위해 내 카드로 독서실 한 달치를 끊었다.

세상은 내 주위에서 제각기 느리게 또는 신중하게 돌아가고 있다.

나는 그 주위를 의식하며 내가 비집어야 할 틈을 찾는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정기 개편을 맞은 방송처럼 내 수입원은 하나를 끝내고 또 다른 하나를 맞는다.

수십년 이어온 곡예, 나의 하나님은 나를 아슬아슬하게 사육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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