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위선의 질책

취몽인 2008. 3. 6. 16:24

2008. 3. 6

 

또 한 번 봄눈이 올거라는 예보가 있더니 비가 대신 왔다.

웅크리지 못해 쏟아지는 하늘, 그래서 봄인가 보다.

 

피차 풀어야 할 과제를 안은 채 윤사장과 나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마음과 현실의 틈, 언제나 삶 속에서 다투는 녀석들이지만

불편함은 시간마저 느리게 가게 만든다.

 

토요일 있을 교회학교 교사 기도회 말씀을 정리했다.

늘 주장하는 겸손과 기쁘게 감당하는 책임에 대해 말할 작정이다.

자격은 없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 청년들에게..

 

누군가의 앞에서 일방적인 설교 투의 말을 한다는 것.

언제나 처럼 곤혹스런 일이다. 특히 교회에서는...

나의 위선이 내 앞에 불쑥 버티고 서서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아내는 계속 아프다.

고기라도 좀 먹여야 할 것 같다.

화를 낼 체력조차 못되는 아내에게 나는 왜 굳이 이기고자 아득바득 하는지....

나야 말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되지 못한 방어기제를 악다구니로 쏟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하루 종일 글 한 줄 읽지 못하고 허둥대며 지낸다.

이렇게 또 하루는 가고 내일은 또 다시 멀쑥한 다른 하루가 오겠지.

무의미한 하루가 쌓여 늙어가는 내 삶에게

언젠가는 무척 미안해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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