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19 (수)
고난 주일이 지나고 있다.
이 주간 만이라도 근신하고 경건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건만
월요일부터 허랑방탕하게 보냈다. 후유증으로 화요일도 어영부영....
죽음의 길을 걸어간 예수의 제자로서는 빵점이다.
교회 초등부 교사들 생일을 맞아 어제 책 몇권 샀다.
대학 3년인 홍경선샘에게는 박창환 목사의 고전 <성경의 형성사>를..
일학년짜리 동진샘과 여준샘에게는 톨스토이의 <아무도 모르는 예수>와
필립 얀시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들>을 샀다.
제각기 년조에 맞는 책을 고르느라 애는 썼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오미희전도사를 위해서는 박완서의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을 샀다.
나도 읽어 보지 못한 신앙 에세이집이다.
사제의 길을 걷는 이에게 신앙과 관련된 책을 선물한다는 것이 부담 스러웠다.
정작 나는 며칠째 책을 손에 잡지도 못하고 있다.
붕 뜬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듭 지워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마음만 산란한 형편이다.
대학별 입시 요강이며 교육정책이며 속속 보도로 나오고 있다.
둘째 무늬 탓에 그냥 지나치고 못하고 꼼꼼히 읽어 본다. 이제 200일 남짓 남았나?
전전긍긍하는 녀석의 모습하며 야근 자습 끝내고 지친 채 돌아 오는 모습하며 안쓰럽다.
주말 치과 예약해야 한다. 아내의 성화가 대단하다.
정작 아내는 만성인 잇몸의 치료보다는 깨끗한 이빨의 미관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그녀가 좀 짜증스럽다.
어제 저녁엔 결국 참지 못하고 짜증도 내버렸다. 이 하찮은 내공이여...끌끌
전화하고 퇴근해야 겠다.
저녁에 초등부 기도회가 있다. 난 여전히 뜨거운 기도회는 낯설다. 어색하다.
나의 심장은 여전히 차가우며 나의 예수 또한 싸늘하기만 하다. 봄이 왔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