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고교 야구

취몽인 2008. 3. 28. 17:56

2008. 3. 28 (금)

 

몸살로 싸매고 누웠다가 하루만에 나왔다.

사무실 분위기가 서늘하다. 나 혼자만의 느낌일지도 모른다.

 

황금사자기 교교야구 8강전을 인터넷 생중계로 봤다.

아슬아슬하게 져서 모교는 8강 탈락. 25년전쯤 9회 대역전의 제물이었던 서울고한테 졌다.

나이가 먹어도 모교 야구를 응원하는 재미는 줄지 않는다. 그 완벽한 감정이입이란...

 

여름이면 근무시간 중에 빠져나가 동대문 야구장 뙤약볕 아래서 몰래(?) 응원도 많이 했건만

시즌이면 어김없이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내던 양식이형이며.. 낯익은 선후배들..

이기면 이겼다고.. 지면 졌다고 막걸리야, 소주야 퍼 마시던 기억들..

사고도 적잖이 쳤었다. 싸움질에... 술취한 채 택시기사에게 행패부리다 경찰서도 가보고..

세월이 흘러 년중 행사로 찾던 야구장도 지난해는 한번도 못가고 금년에는 이렇게 인터넷 중계를 보고..

그나마 추억어린 동대문 야구장이 철거되고 낯설기만 한 목동에서 야구를 한다니..

더 찾아가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무엇보다도 옛날 동대문 축구장 풍물시장 막걸리는 목동에는 절대 없겠지..

 

같이 근무하던 딸같은 지은이가 그만둔다고 한다.

호주로 공부하러 간다더니 갑자기 현대건설에 취직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사 참 모를 일이다. 착한 녀석인데 잘 되어 나가니 마음이 한결 좋다.

 

저녁에 송별회를 한다는데 술 먹을 형편은 못되고 같이 밥이나 먹고 헤어져야 겠다.

 

주말은 가게 청소하느라 바쁘겠다. 마음도 바쁠 것 같고...

그 주말이 지나면 아내는 정말 사장님이 된다. 슬슬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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