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4 (금)
가게 영업 4일째, 친구 종수의 생일날.
아침에 또 영등포 코스트코와 청과시장을 들러 가게까지 배달을 마치고 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12시, 점심시간이다. 벌써 직원들은 다 나가고 사무실은 텅 비었다.
교회 주보 복사하고.. 점심은 애매하게 건너 뛰고..
초기에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걸로 생각은 했지만 생활은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좀더 시간을 잘 쪼개고 계획적으로 살아야 할것같다.
그냥 분주하다 돌아서면 큰 것을 놓친... 그런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농후한 요즘이다.
다음 주 식단을 짰다. 아주 살림꾼이 될 지경이다.
내일 어머니 댁에 다녀 오는 길에 한꺼번에 장을 봐 둬야한다.
어제 저녁엔 임감독, 항수실장, 은아실장이 가게를 들렀다.
그냥 오랬는데 굳이 화분들을 사가지고 왔다.
부른 배를 부여쥐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어 주느라 고생들이었다.
홍합집에서 소주 딱 두잔반. 현실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멀리서 왔는데 오래 같이 못해서 미안했다.
이젠 소주 한잔도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약속 잡아야할 형편이 됐으니.. 참 우습게 됐다.
내일은 토요일. 오랜만에 느긋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려나?
그래도 어머니 댁에 가야하고, 마트에,. 가게엔 가야 한다. 주일 기도회 준비도 해야하고..
아침 나절 사무실로 운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번잡한 일상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뭔가를 할 수 있게 길이 열린 것이며... 또 당분간 이렇게라도 아내를 도와 줄 수 있는 내 환경이며..
아이들이 묵묵히 응원하며 자기 일들에 충실한 것하며...주변의 격려하며...
이런 감사들이 피로를 이길 힘이 되리라 믿는다.
분주함을 감사해 본 것 또한 얼마 만인가?
올림픽대로 길가엔 벌써 �꽂이 터져 나오고 개나리는 노란 벽으로 가득하다.
중년 아내의 삶도 이 인고를 뚫고 활짝 피어나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