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추기경
2009. 2. 18
우러러
누군가를 바라 본 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그것은 미류나무 꼭대기에 걸린
타잔 빤스 만도 못한 교만 탓이 젤로 크지만
제각기 고고한 척 내리 깐 눈 속에
낙타 눈썹같은 욕심을 흘린 어른들 탓도 있다
한 번도
눈 마주쳐 본 일 없는 인중 길다란 어른
밥 그룻 뚜껑같은 빨간 모자도 어울릴 수도 있구나
신기하게 멀리서 웃고 있던 맥 놓은 노인
눈 감고 누워서 더 큰 목소리로 말한다
아래를 향한 낙타 닮은 입술로
바보인
당신을 오직 불쌍히 여겨 달라
애원한 신에게로 눈 녹듯 떠났지만
겨울 끝자락에 매달려 이제야 정신 든
정말 바보들
불쌍히 여겨 달라 당신께 부탁해 봅니다
* 김수환추기경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