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統
2009. 5. 26
분명 나보다 한참 연배신데
나는 왜 당신이
그리도 만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들이
당신을 치키울 때도
나는 왜 피식 웃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행동을 말할 때
나는 치기를 말했고
당신이 논리를 말할 때
나는 이상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당신을 욕하면
내 마음은 제법 불편했습니다
당신이 추락하듯
온전히 떠난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은 혹시
내가 아니었습니까
우리가 아니었습니까
멀리서 친한 체 손 내미는 치들과는 다른
어깨동무하고 내곁에 있던
그저 쪼끔 더 잘난 형님이 아니었습니까
당신을 선택했던
그때 그 바람과 기대가
피곤에 지쳐 스러졌던 그 가치가
견딜 수 없이 온 몸과 마음 아파
기어이 세상을 등진 당신으로 인해
피 튀듯 다시 일어남을 느낍니다
당신은 죽어
비겁한 내 가슴에
이기적인 내 영혼에 살아 납니다
먹고 사는 일을 위해
떠나 왔던 정의의 거리에서
당신은 앙다문 입 골 깊은 이마로
웃으며 나를 부릅니다
새삼 당신이 그리운 사람들이
무리 그림자로 거리에서 울지만
그들 슬픔이 그치면
눈물 마른 가슴에 다시 정의는 살아나고
사람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느리게 걸어 떠났던 그 길을
다시 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당신에게 미안한 악수를 건네고
형제의 존경을 바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