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변산반도를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출발해서 오후 두시쯤 도착, 수채화작가협회 워크샵에 참석하고 저녁나절 바비큐 파티를
마친 뒤 다시 새벽 두시에 출발, 아침 나절에 집으로 돌아 온 살인적 일정으로 다녀 왔습니다.
변산의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줄포 IC에서 곰소, 모항을 거쳐 이어진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바다도 여전했고
모항 옆 광전자 연수원 잔디밭 앞으로 펼쳐진 물결도 아름다웠습니다.
해 저물 무렵 수평선부터 잘게 부숴져 반짝이는 바다와 그위로 길게 드리워진 구름결을 바라볼
때는 아! 이곳에 집 짓고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수채화작가협의회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수채화작가 100여명과 저녁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원로부터 중견작가까지 대체로 50대 이상의 분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나름대로 그림과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정신과 문화가 어울어진
놀이 마당도 제법 재미있고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낮에 자유 스케치 시간에 해변 소나무 밑에 이젤을 걸고 8절 짜리 바다를 그리는 모습을
흘깃 볼 수 있었는데 바다를 담아내는 수채화 붓질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고등학교 이래 손을 놓고 있는 그림 그리기에 대한 그리움이 불쑥불쑥 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새벽에 운전을 하고 돌아 오는 길, 몹시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어쩌면 내가 있었을 지도 모르는
세상, 그 밖에서 그들을 바라본 내 모습이 뒤섞여 참 묘한 시간이었단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