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다이어트 그리고 밥값

취몽인 2009. 8. 31. 12:45

 

 

 

 

난생 처음 다이어트 중이다.

얼마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 과체중 주의에 LDL 콜레스테롤 과다 판정을 받은 탓이다.

 

십년전 체중이 54kg 정도였는데 지금 체중이 66kg이니 무려 12kg이 는 셈이다.

삼겹살 20근의 부피가 가늠이 되는가? 족히 허벅지 한짝은 될만한 무게가 원래의 몸에 더 붙은

셈이니 과체중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근년에 다리가 새삼 아픈 것도 사실은 허약한

버팀목에 무거운 짐짝을 올려 놓아 부실해진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어쨓던 이참에 살(특히 뱃살)을 빼 보리라 마음 먹고 한 일주일째 음식과 씨름 중이다.

우선 밥의 양을 2/3 정도로 줄였다. 육류는 될수 있는대로 피하고 야채와 생선 위주로 먹으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수십년 동안 나의 야식을 책임졌던 라면을 먹지 않는다.

딱히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채소와 생선 위주의 식사에는 문제가 없는데

라면은 제법 스트레스가 된다. 밤 10시 30분 싱크대 아래 라면을 넣어둔 서랍으로 눈이 자꾸 간다.

 

식사 조절 뿐 아니라 운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 집에 있는 헬스용 자전거라도 한 20분씩 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제부터 왼쪽 무릎뼈가 어디에 부딪힌듯 아파서 그나마 못하고 있다.

하루 20분 정도 자전거를 타면 약 500kcal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니 다리가 아파 다른 운동을

할수 없는 내 처지에선 별 대책 없는 선택이어서 곧 다시 시작해야 할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주변 사람들이'못보던 사이에 얼굴이 좋아졌다'란 인사를 최근 많이 들었다.

그외 특별히 외관상으로 살쪄 보이지는 않으니 필경 이놈의 12kg는 뱃살과 내장 기름으로 차곡

차곡 쌓여 있을 것이다. 녀석들을 덜어 내는 일이 만만찮은 고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목표는 6kg감량.... 쇠고기 10근을 덜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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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일이 제법 불편하다.

 

회사가 분주하긴 한데 조금만 차분히 따져보면 앞날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이런 상황에 내가 진행하던 일들이 하나같이 진전이 없다. 시작되면 또 금방 풀릴지도 모르지만

지나온 시간에 남겨 놓은 것들이 너무 보잘 것 없다. 밥값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높은 양반 곱지 않은 시선이 따갑다. 

직장 생활 25년... 썩을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나로서는 마뜩치 않은 가느다란 시선이라도 느끼는

것이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빠른 시간 안에 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잘리기 전에 그만 둬야할 지

모른다.ㅎㅎ.  차이기 전에 먼저 차는 것이 성공 연예의 비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일들을 챙겨보고 찾아 갈 사람들을 찾는다.

그런데 그런 일조차 뒤통수에 꽂히는 시선이 따갑다.

시장의 신뢰... 상호 이익에 기반한 믿음, 원래 그놈은 무너질 땐 와르르 무너지는 법이다.

 

무노동 무임금 정신으로 점심을 굶는다.

다이어트도 하고, 밥값을 못한 처지이니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차원에서 굶는다.

 

속은 비어도 참을 수 있지만 가슴이 비면 견딜 수 없다.  

빈속으로 나는 내리막을 걷고 있는 중이다. 낮은 곳에 이르면 맘이 편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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