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고양이

취몽인 2009. 9. 24. 17:15

 


 

 

고양이

 

 

                                      2009. 9. 24

 

 

참회의 바다에서 도망치던 새벽길

검은 파도가 사위를 덮어

전조등, 날 선 꼬챙이처럼 찌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남겨진 해변에는 헛기침같은 폭죽이 오르고

금단에서 해방된 담배연기 한줌 가슴째 어둠으로 사라진다

절실함이 없는 의무라는 것

일말의 가책과 고개 돌린 신념에 대한 역겨움은

새벽을 쪼개듯 달리는 눈부신 질주 속에서도 선명하다

 

잠깐 옆으로.. 덮칠듯 다가오는 양심을 보았는가

급히 되돌린 눈 앞에 번쩍 나타난 침착한 목숨 하나.. 덜컹!

작은 충격으로 잠시 흔들리던 불빛은 이내 예의 날카로움을 되찾고

나는 神을 죽인 현장을 벗어 나기 위해 발목까지 페달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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