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2009. 9. 24
참회의 바다에서 도망치던 새벽길
검은 파도가 사위를 덮어
전조등, 날 선 꼬챙이처럼 찌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남겨진 해변에는 헛기침같은 폭죽이 오르고
금단에서 해방된 담배연기 한줌 가슴째 어둠으로 사라진다
절실함이 없는 의무라는 것
일말의 가책과 고개 돌린 신념에 대한 역겨움은
새벽을 쪼개듯 달리는 눈부신 질주 속에서도 선명하다
잠깐 옆으로.. 덮칠듯 다가오는 양심을 보았는가
급히 되돌린 눈 앞에 번쩍 나타난 침착한 목숨 하나.. 덜컹!
작은 충격으로 잠시 흔들리던 불빛은 이내 예의 날카로움을 되찾고
나는 神을 죽인 현장을 벗어 나기 위해 발목까지 페달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