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이사했습니다

취몽인 2009. 12. 1. 17:34

 

                   지난 주말 동안 이사를 했습니다.

 

                   칠년 동안 살던 남현동 꼭대기 집을 떠나 같은 남현동이지만

                   조금 더 아랫쪽이고 조금 더 조용한 빌라촌으로 옮겼습니다.

 

                   시집 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지난 주 초에 넘어져 왼발을 다쳤는데

                   새집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이어서 이사 내내 고생 좀 했습니다.^^

                   덕분에 다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걷지를 못하는 형편입니다. 

 

 

                   칠년 동안 애지중지 보살폈던 앵두나무를 두고 떠나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어미 나무가 죽고 새로 난 녀석이 이제 굵기도 한 2센티는

                   되고 키도 내 키를 넘었으니 잘 자라리라 기대해 봅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거실 창밖으로 우면산이 보입니다.

                   정작 제 놈은 관악산 자락에 놓여 있고 대문을 나서면 1백미터 거리 밖에 안되는데

                   관악산은 안보이고 우면산이 보이는... 재미있는 포지셔닝입니다.   

                  

                   집은 먼저 집보다는 조금 넓은 것 같습니다.

                   둘째 무늬 녀석은 집안에서 엄마 아빠가 잘 안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집안은 마루가 나무여서 좋구요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습니다.

                   모두 여덟세대가 사는 빌라인데 아무도 살지 않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거실 한켠에 이방 저방 흩어져 있던 내 책들을 모아 둘 수 있어서 그것 또한 좋습니다.

                   이제 이틀 지났는데 앵두나무에게 미안할 정도로 새집이 마음에 듭니다.

                   아무래도 오래 살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ㅎㅎ

 

                   2009년이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2010년이 얼마나 대단하게 펼쳐지려고 이렇게 거창하게 정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새 길을 모색하는 것 하며

                   아내 가게까지 연말 안에 정리 된다면 참 2010년은 여러모로 새로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굳이 새집을  좋게 여기려고 애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舍廊 > 하루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면  (0) 2010.01.25
새해 첫 날.  (0) 2010.01.01
설레임  (0) 2009.11.23
오픈 카드  (0) 2009.11.12
양평에서의 가을 보내기  (0) 2009.11.02